치킨 프랜차이즈 3사, 포화시장 속 다양한 활로 모색
교촌, 점심·비저녁 수요 확대와 소싯 매출 구조 다변화 등
bhc, 고마진 메뉴 확대…BBQ, 해외시장 공략 속도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치킨 시장이 포화 상태에 들어서면서 국내 치킨 3강으로 불리는 교촌·bhc·BBQ가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내세우며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내수침체에 이어 원재료비 상승, 배달비 부담이 장기화되면서 브랜드 충성도 확보와 해외 확장이 치킨업계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각 사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치킨집. (사진=연합뉴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촌은 소스 중심의 델리형 서브 브랜드 소싯을 선보이며 점심 고객과 매장 방문 수요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허니마요·레드마요 등 소스 라인업과 버거·보울 등 점심형 메뉴로 메뉴 구조를 재구성해 저녁에 집중되던 매출을 낮시간대까지 확장하려는 시도다. 파일럿 매장 반응을 바탕으로 정식 확대 계획을 검토 중이다. 점심, 자체브랜드(PB)소스 등 제품 다변화로 치킨에 한정됐던 매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려는 것이다.
BBQ는 글로벌 확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프랜차이즈 종주국인 미국을 비롯해 57개국에서 7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등지에서의 현지화와 마케팅 활동을 통해 K치킨 대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올해 창사 36주년을 맞아 스페인 명문 축구 구단 FC바르셀로나의 방한 경기를 유치하는 등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bhc는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인 메뉴 확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치킨 부문에서는 최근 출시한 콰삭킹 뿐만 아니라 뿌링클·맛초킹 등 시그니처 메뉴의 지속 강화와 더불어, 에어프라이어용 제품 등 가정간편식(HMR) 비중을 확대하며 집에서 먹는 bhc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교촌·bhc·BBQ는 각기 다른 성장 방정식을 선택한 배경에는 구조적인 원인이 작용한다.
교촌은 브랜드 파워가 강력하지만 공격적 확장보다는 가맹점 매출을 유지하는 상생 철학을 유지하고 있다. 가맹점수를 빠르게 늘리기보다 가맹점의 매출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둔 경영안정성에 무게를 두기 때문에 매장 방문 수요를 적극 공략하는 것이다. bhc는 사모펀드 소유 기업으로 수익성 극대화와 기업가치 상승이 핵심 전략이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창고43 △큰맘할매순대국 등 비(非)치킨 부문을 확보해 그룹 내 매출 구성을 다변화했다. 그렇게 때문에 고마진 메뉴 확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bhc 등을 운영하는 다이닝브랜즈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5127억원으로 치킨 3사 중 1위를 기록했다.
BBQ는 국내 보다는 해외 시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가맹점수를 늘려야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여서 공격적 확장세를 유지하는 방안을 택했다. 이에 한계에 달한 내수를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렸다. BBQ는 미국 등을 중심으로 K치킨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로 인해 기존 치킨 중심의 성장 공식을 벗어나 방문 수요, 메뉴 확장, 해외시장 공략 등 치킨 업체들의 생존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K치킨의 경쟁력은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만큼 해외 진출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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