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문 베이커리뿐만 아니라 커피 프랜차이즈와 트렌디한 디저트 카페까지 가세하는 등 슈톨렌 열풍이 불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판매 채널의 확장이다. 과거 전문 베이커리의 전유물이었던 슈톨렌은 이제 커피와 함께 즐기는 고급 디저트로 영역을 넓혔다.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폴바셋은 연말 시즌을 겨냥해 슈톨렌을 선보이며 디저트 라인업을 강화했다. 진한 커피와 잘 어울리는 달콤하고 고소한 풍미를 앞세워, 매장을 찾는 카공족이나 디저트 마니아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유명 로스터리 카페인 테라로사 역시 슈톨렌을 겨울 시즌 대표 상품으로 내세웠다. 테라로사 베이커리 팀이 직접 구워낸 슈톨렌은 좋은 재료와 묵직한 풍미로 이미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특히 고급스러운 패키지를 적용해 연말 선물용 구매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MZ세대 사이에서 오픈런 도넛으로 유명한 노티드(Knotted)도 슈톨렌 열기에 동참했다. 노티드는 지난달 오스트리아 슈톨렌과 초콜릿 슈톨렌 2종을 출시하며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전통적인 맛뿐만 아니라 초콜릿을 더한 퓨전 스타일을 함께 선보여, 슈톨렌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진행한 공동구매는 오픈과 동시에 준비 물량이 전량 소진되며 뜨거운 반응을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프랜차이즈와 인기 디저트 브랜드들이 잇달아 슈톨렌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이 굳이 유명 빵집을 찾아가지 않아도 손쉽게 슈톨렌을 접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러한 접근성 확대가 슈톨렌이 마니아의 빵에서 대중의 빵으로 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기존 베이커리 강자들의 판매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SPC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크라상은 이달 들어 슈톨렌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약 1.5배(50%) 증가했다고 밝혔다. 파리크라상 관계자는 “슈톨렌이 생소한 디저트에서 연말 필수 아이템으로 인식되면서 매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 역시 시장 내 수요 급증에 발맞춰 매년 생산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슈톨렌은 럼에 절인 과일 등 사전 준비 과정이 길어 대량 생산이 어려운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고객 수요가 꾸준히 늘어 물량을 늘려 운영 중”이라며 “현재 제일제당센터점, 강남직영점 등 주요 매장에서 22일까지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슈톨렌의 인기가 단순히 고물가 시대 케이크 대체재로서 부상한 것만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실제로 슈톨렌은 보존성이 좋아 선물용으로 적합하고, 와인이나 위스키 등 홈파티 주류와 페어링하기 좋다는 점이 2030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분석이다. 이제 슈톨렌은 단순한 빵이 아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매일 한 조각씩 맛보는 하나의 연말 의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인기는 케이크 가격 상승에 따른 풍선효과라기보다, 홀리데이 시즌을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남들과 다른 이색 디저트를 찾는 미식 트렌드의 일환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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