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음식인데 매장과 배달 가격이 다른건 꼼수 아닌가요" (배달앱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 A씨)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중가격제를 속속 도입하면서 배달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배달앱 이용자들도 배달을 꺼리고 있다.
17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시장 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의 지난달 MAU(월간활성이용자)는 2166만명으로 10월 2207만명 대비 41만명 가량 줄어들었다. 쿠팡이츠의 지난달 MAU도 879만명으로 전월 883만명 대비 4만명 감소했으며, 요기요는 488만명으로 10월(약 496만명) 대비 8만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배민의 경우 최근 3개월간 MAU가 줄어들었다. 배민의 MAU는 9월 2263만명, 10월 2207만명, 11월 2166만명으로 매달 소폭 감소했다.
와우회원 무료 배달로 가파르게 상승하던 쿠팡이츠 사용자도 한풀 꺽였다. 쿠팡이츠의 MAU는 지난 10월 88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뒤 지난달 후퇴했다. 요기요의 경우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MAU가 줄고 있다.
MAU가 배달앱을 평가하는 절대 지표는 아니지만 수치가 떨어지는 것은 배달 이용객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배달 이용객 감소는 날씨·계절적 요인과 함께 저성장·고물가 그리고 이중가격제 도입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심리 위축은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CCSI)에서 드러난다. 올해 7월 103.6으로 정점을 기록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8월부터 4개월 연속 기준점인 100을 간신히 상회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이하면 소비에 대한 심리가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중가격제가 배달앱 사용을 줄이는 직격탄이 되고 있다. 업계에선 배달앱 이용자 수 감소의 주 원인으로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것과 함께 배달앱에 입점한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매장에서 직접 판매되는 가격과 배달앱을 통해서 판매되는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는 것을 꼽았다.
이중가격제는 현재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노브랜드 버거 등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이미 매장과 배달 가격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으며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 도시락 전문점 한솥도시락도 이중가격제 도입을 진행 중이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달 앱 판매가를 매장 가격보다 10~20% 높은 가격으로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일반화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중가격제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종사자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와 배달 메뉴가 같은 가격이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배달을 선택하고 매장에 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플랫폼에 배달수수료를 납부해야 한다. 결국 배달을 많이 할 수록 수익성이 약화돼 점주들만 손해보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매장으로 와야 추가 수익도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생각이 달랐다. 소비자 A씨는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들 이유는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같은 메뉴에 다른 가격을 붙인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중가격제에 대해 배달플랫폼 측은 점주의 권한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배달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이중가격제는 업주 고유의 권한으로 배달플랫폼이 영향을 줄 수 없다. 다만 시행 예정인 상생안을 통해수수료 및 배달비 부담이 덜어지는 만큼 음식 배달 서비스의 품질과 소비자 경험이 더욱 좋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프랜차이즈들의 이중가격제 추진은 본사의 수익률 향상을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생안으로 수수료율이 낮아지면 가맹점과 프랜차이즈 본사가 수익을 가져가는데 반해 일부 메뉴에 소폭 인상된 배달료를 부풀려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추가 수익을 확보하려는 속셈"이라며 "프랜차이즈협회에 점주 중에도 낮은 수수료를 적용 받는 매장에도 일괄적으로 배달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상생안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고물가에 이중가격제도 부담… 배달 이용자 줄었다 l 아시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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