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배달 플랫폼 경쟁 심화로 등장
"우리 매장만 안 할 수 없어" 입점 업주 울상
배달 앱 이중가격 종용 및 입점 차별 의혹도
"치킨 한 마리 팔던 걸 반으로 나누면 일만 늘지 남는 건 거의 없죠."
서울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A(45)씨가 한숨을 쉬었다. 지난 6월 이후 주문 건수는 크게 늘었지만 정작 벌어들이는 금액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신규 서비스인 이른바 한그릇 무료 배달에 입점한 뒤 벌어진 일이다.
배달 앱들이 혼밥족을 겨냥한 한그릇 배달 서비스를 속속 시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업계 1위 배달의민족에 이어 두 달 뒤 업계 2위 쿠팡이츠도 뛰어들었다. 최소 주문 금액이나 배달비 부담 없이 5,000~1만2,000원대 음식을 즐길 수 있고, 20% 이상 할인 혜택까지 더해져 이용자들의 호응이 좋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울상이다. 기본 주문 금액이 낮은 데다 배달 앱들이 입점 조건으로 20% 안팎의 가격 할인을 요구해 주문 건수만 늘 뿐 남는 이윤은 별로 없어서다. 그렇다고 동참을 안 할 수도 없다. 매출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작은 프랜차이즈 피자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우리 매장만 안 하면 매출이 4분의 1로 쪼그라든다"고 토로했다. 배달 앱들도 이런 부담을 고려해 업주들에게 1,500~2,000원의 배달비를 지원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한시적 조치다. A씨는 "배달 지원금이 끊기면 팔수록 손해 나는 구조라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배달 앱들이 업주를 상대로 가격 부풀리기를 종용한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참여연대가 18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손실을 걱정하는 업주에게 배달 앱 상담원은 "가격을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리고 20% 할인을 하면 손해 없이 팔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다. 단골 고객이 바로 알아채지 않겠느냐는 업주 우려에도 "광고 효과만 보고 빠지면 된다"는 식으로 서비스 참여를 독려한다. 자영업자 협의체인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김준형 공동의장은 "인상된 가격에 할인을 적용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상황은 업주들도 원치 않는다"고 목소리 높였다.
배달 앱들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달리 일반 자영업 식당엔 서비스 입점을 제한하는 등 차별이 이뤄진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주한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시장 지배적 지위에 있는 사업자들이 거래 조건을 차별하고 경쟁을 제한해 소비자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배달 앱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배달 앱 측은 "정책적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적은 없다. 오히려 일부 업주가 가격 인상을 남용하는 사례가 있어 개선 중"이라고 설명했다. 입점 업체 차별에 대해선 "고객 경험 유지 관리 및 입점 업주 부담을 고려해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배달 앱 관계자도 "가격을 높인 후 할인하는 행위를 못 하도록 하고 있으며 입점 상점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이은하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업계는 소비자 1명에 배달 앱·업주·배달 기사 등 3명의 공급자가 얽힌 구조"라며 "소비자에게 유리해 보이는 서비스 비용을 셋이 나눠 져야 하고, 결국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부담을 분담하고 상생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처 : 한그릇 배달 해도 안 해도 손해… 혼밥 전쟁 자영업자는 웁니다 ㅣ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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