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중심 소비 확산

즉석 피자 시장 급성장

편의점·마트·복합몰까지

저변 넓히며 새 판도 형성

고물가와 1인 가구 증가로 국내 피자 시장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2만~3만원대를 넘는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 수요가 줄고, 편의점·대형마트·복합몰을 중심으로 가성비 즉석 피자가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의 가격 부담이 높아지고 상시 할인 구조에 대한 소비자 피로감이 커지면서 가성비를 따지는 흐름이 강해진 것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업계 1위 도미노피자의 지난해 매출은 2012억원으로 전년(2095억원) 대비 4% 감소하며 9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원가 절감으로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한국피자헛 역시 지난해 매출이 831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줄었으며, 2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손실 규모는 줄어들고 있지만 3년째 적자영업중이다.

반면 가격·양·재료 대비 만족도를 앞세운 즉석형 피자 브랜드가 편의점·마트·복합몰 등으로 확장되며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단순히 저가가 아닌, 품질과 브랜드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 선택지가 늘어난 점이 변화의 핵심이다.

최근 발생한 이른바 가짜 치즈 논란 역시 소비자 요구를 강화시켰다. 검증된 유통 채널, 식재료 정보 공개, 계열사 신뢰도 등이 구매 판단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특히 직영 운영 매장은 품질 편차가 적다는 점에서 선호도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편의점에서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CU의 PB 냉동 피자 PBICK 피자득템 시리즈(4종)는 올해 1~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7% 증가했다. 가격은 2900원으로, 혼자 먹기 적합한 소형 사이즈와 네모난 패키지를 적용해 보관 편의성을 높였다. 이 중 콰트로치즈는 올해 누적 판매량 50만 개를 넘기며 대표 인기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대형마트도 추세에 합류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PB 냉동피자 매출은 올해 1~10월 전년 대비 35% 늘었다. 대표 제품 요리하다 마르게리따 피자는 이탈리아산 밀을 숙성한 도우를 사용해 화덕식 식감을 구현한 제품으로, 한 판 가격이 5990원 수준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PB 냉동피자 중 판매량 1위 제품으로, 시중 브랜드 대비 절반 수준 가격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복합몰·쇼핑몰 기반의 즉석형 매장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피자몰은 올해 1~10월 매출이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매장 수는 최근 1년간 확장돼 17곳을 운영 중이고 다음달 2곳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대규모 주거 단지 인근 몰 입점을 전략적으로 택했으며, 13인치 라지피자 가격은 9990원이다.

피자몰은 원가 효율화를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구축한 점을 강조한다. 회사 측은 “매장에서 직접 반죽해 공급망 비용을 줄이고 최근 광고선전비를 거의 안 쓰는 등 불필요한 비용을 고객 가격에 전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100% 직영 운영 체제로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고, 그룹 차원의 식재료 구매력을 활용해 단가를 낮춘 점도 경쟁 요인으로 꼽힌다.

출처 : “1만원에 라지 한판 먹고 거스름 돈 챙겨요”…요즘 가성비 피자가 대세 ㅣ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