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급한 소비쿠폰 영향으로 자영업 관련 지표가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내수 부진과 고금리, 대외 불확실성 등 구조적 부담이 여전해 일시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29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올해 10월 폐업 사업자는 5만214개로 집계됐다. 월별 통계 공표가 시작된 6월 6만6662개와 비교하면 1만6000개 이상 감소한 수치다.

폐업 사업자는 7월 6만3256개, 8월 5만5773개로 두 달 연속 줄어든 뒤 9월 5만9860개로 소폭 늘었으나 10월 들어 다시 감소했다.

실제 매출 신고 등 영업 활동이 확인된 가동사업자 수는 네 달 연속 증가했다. 6월 1027만5520개였던 가동사업자는 10월 1036만5773개로 늘었다.

고용 지표에서도 개선 조짐이 나타났다. 지난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8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5000명 증가하며 세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8만2000명으로 11만2000명 줄어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농·어가 인구 감소 등 구조적 요인으로 농림어업 부문이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 농림어업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올해 4월 이후 매달 7만∼9만명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 내수와 밀접한 업종에서는 증가세가 확인된다. 도소매업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7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해 10월에는 증가 폭이 1만명대를 기록했다. 숙박·음식점업 역시 6월 이후 1만∼2만명대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자영업 지표 개선은 한국 경제 성장률 반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 경제 성장률은 1분기 -0.2%에서 2분기 0.7%로 반등한 데 이어 3분기에는 1.3%를 기록하며 15분기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여기에 7월과 9월 두 차례 지급된 소비쿠폰 효과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월 소비쿠폰 지급 이후 6주간 쿠폰 사용 가능 업종의 매출이 지급 직전 주 대비 평균 4.93%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KDI는 11월과 12월 연속으로 소비 중심의 경기 개선 진단을 내놓으며 금리 인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가운데 소비쿠폰 등 정부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훈풍이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466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지만 실질 소비지출은 252만3000원으로 0.7% 감소했다. 평균소비성향도 67.2%로 1년 전보다 2.2%포인트(p) 하락했다.

고환율 등 대외 여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도 변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전월보다 2.5p 하락해 1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영세 자영업자의 재무 부담은 중·장기 리스크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소득 자영업자의 2분기 대출 잔액은 141조3000억원으로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연체율은 2.07%로 1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3473